우선 저는 소심한 성격입니다. 초중고때 친구가 없었던건 아니었지만 친한 친구들하고만 어울리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힘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되고 동아리에 들면서 짧은 시간에 성격이 변한건지, 아니면 사교에 두려움이 없어진 것인지 남녀 가릴 것없이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즐거웠던 1학년이 지나고 21살에 입대했습니다. 휴대폰 반입은 커녕 공중 전화조차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편지 하나하나가 참 힘이 되었던 시절에 군생활을 했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시기에 군생활을 해보셨던 남성분이라면 동감하실거에요.
특히 훈련병때는 편지 하나에 울고 웃곤 했죠. 부모님, 동성, 이성친구뿐만 아니라 전여친의 편지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문제의 발단이 될지 전혀 몰랐네요.
이사하면서 현여친이 도와주러 왔다가 이 편지들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대충 예상하시겠지만 바로 전여친과 주고받았던 편지를 보관하고 있냐며 화를 냅니다. 저는 단지 군생활할 때 힘이 되어 주었던 소중한 편지들(전여친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주고 받았던)을 추억으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지, 전여친을 잊지 못해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해명을 했지만 쉽게 화를 풀지 않네요. 편지를 가지고 있다해서 제가 전여친과을 그리워한다든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사람과의 관계가 깔끔하게 정리가 안된것도 아닌데도 말이죠ㅠㅠ
제가 어떤 목적으로 편지들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는지는 지금 여친에겐 중요하지 않나봅니다.
객관적으로 제가 잘못한건지 아님 여친이 민감한건지 사연 남겨봅니다.